관리 메뉴

시선

[리뷰]이 영화를 보라 - 고미숙, 북리뷰 본문

문화를 보다/책

[리뷰]이 영화를 보라 - 고미숙, 북리뷰

:차차 2012. 4. 25. 23:15
반응형




이 영화를 보라

저자
고미숙 지음
출판사
그린비 | 2008-06-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오늘, 우리 사회의 증상을 알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라한국의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영화에 대한 글 중, 이렇게 꽉찬 글은 처음이었다. 단순히 우리가 시각적 영상과 이야기에 갇혀 볼 수 없었던 것들을 꺼내주고, 연결해주는, 혹은 감독이 전달하지 못한 것을 알려준 책이랄까? 4년 이상 되어 어딘가에 묵혀있을 영화들이지만, 글을 통해 마치 당시 내가 영화를 보는 시점으로 되돌려 주고, 옆에서 "발견"을 덧붙여 준다. <괴물>, <황산벌>, <음란서생>, <서편제>, <밀양>, <라디오스타>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나는 <괴물>에 대한 글이 인상깊었다. 돌이켜보면 <괴물>에는 사회와 연결된 수많은 고리들이 있는, 다분히 시사적인 영화였다. 괴물만 세 번은 본 것 같은데, 주로 재미로만 봐서인지 당시 영화볼 때에는 생각치 못했던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아마 가장 큰 시사점은 "위생권력의 괴력"이 아닐까 싶다.


  근대 권력은 바이러스와 테러리스트를 동일하게 간주한다. 초점이 바이러스로 옮겨 가자마자, 즉각 경찰이 철수되고, 특수부대가 투입된다. p24


  일단 괴물과 싸우다 죽은 군인의 주요 사인을 바이러스라 '추정'보도 하고, 말짱한 강두(송강호)에게 있지도 않은 병을 마치 있는 것처럼 조작하는 광경이 나온다. 하지만 자세한 정보는 항상 알려지지 않는다. 추정과 불확실이 난무할 뿐이다.


우리는 이미 사스 공포를 맛보았지 않은가?


  열만 높았다 하면, 사스 위험인물로 지정되어 격리되고, 온도가 내려가면 그 감옥같은 곳에서 풀려난다. 한 번 사스 공포가 터졌다하면, 약이며 방한대이며 관련된 것들이 불티나게 팔리며, 이쪽 주식도 크게 부상한다. 그것도 한 번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1~2년 마다 꾸준히 한 번씩은 '공포'가 터진다. 그것도 시기 적절하게 터져주는 센스.


  사스 사망자 수를 교통사고에 비하면 미미하고도 미미한 수준이며, 일반 감기로 죽는 사망자 수와 엇비슷할 것이다. 사스/감기는 안 걸리는데 교통사고가 날 확률이 무진장 높다는 얘기다. 교통사고 방지에 더 힘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전염병을 터트려준다. 전염병은 공포심 불러일으키기 아주 좋은 테마이니까. 아, 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가? 돈을 벌고 싶으면 공포심리를 조장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은 마치, 북한이 우리를 위협한다며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또 공포가 터지고, 위생권력들이 난무해도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보도 없고 힘도 없으니 위생권력들에게 아주 잘 요리가 된다. 쩝.



  암튼, 앞서 얘기한 것처럼 고미숙씨는 <괴물>에서 "위생권력"의 허구성을 여실히 까발려 준다. 한편, <황산벌>에서는 거시기라는 표상을, <음란서생>에서는 포르노그라피와 멜로를, <서편제>에서는 한(恨)을 자꾸 한국적 예술로 끌어들이려는 은밀함을, <밀양>에서는 출구 없는 욕망의 끝을, <라디오스타>에서는 이주민들의 변화를 보여주며, 생각할 거리들을 끊임없이 던져준다. 내가 본 영화는 <괴물>과 <황산벌>, <라디오 스타> 뿐이지만, 이미 다른 영화들은 대중들에게 매우 익숙한 영화다. 이들 영화 관련 과제가 있다던가 본 영화가 많아서 관심이 간다면, 읽어봐도 좋으리라.



댓글/문의는 언제나 환영, 트위터 @lightspirits

본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라신다면 아래(↓) 손가락 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