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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찬청춘 - 조윤호, 월드컵 소년에서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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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찬청춘 - 조윤호, 월드컵 소년에서 정치적 주체로 거듭나다.

:차차 2012. 5. 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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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찬 청춘

저자
조윤호 지음
출판사
씨네21북스 | 2012-03-23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원하는 것을 스스로 요구하는 정치적 주체『개념찬 청춘』. 광장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개념찬 청춘은 그렇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의 청춘이 아픈 건 당연한 거야 식의 시시콜콜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청춘이기 이전에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아니, 사람으로서, 정치적인 것을 빼고 생각할 수 없는 이 사회에서 우리가 정치적 주체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는 것을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담아 풀어낸 책이다.


  지금의 20대는 아마 2002년 월드컵을 기억할 것이다. 그 때 한국에서는 붉은 물결로 뒤덮였던 시기였다. 그곳에 붉은 악마들과 함께 열광하는 한 소년이 있었다. 이곳에서 그는 열광했지만, 곧 이 열광했던 나라로부터 뒤통수를 맞는다. 그토록 열광했던 나라가 효순이미선이 사건 등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고는 실망을 하게 되면서부터 축구로 나왔던 광장에 이제는 정치적인 주체가 되어 광장에 나오게 된다.





  광장에서 시작한 그의 2002년에서 2012년 현재까지의 역사의 체험, 특히 그의 학창시절을 담은 교육 관련 글을 읽었을 때에는 순간 눈물을 왈칵 쏟았다. 나 또한 학벌을 무시할 수 없었던 지라, 나름대로 서울권 대학교에 들어왔지만 학생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치도 못했었다. 지각했다고 숙제 안했다고 선생님들에게 맞고 다니던, 때로는 강제로 머리를 잘리던 나의 또래들을 보며, '당연히 학교 규율을 잘 지켜야지.' 라는 걸 그대로 받아들였던 나는 대학생이 되면서 뒤늦게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왜 학생은 머리를 기르면 안되는지, 왜 학생은 맞아야 하는지, 왜 학생은 어쩌면 군인보다 못한 대우를 맞아도 되는 것인지. 나는 내 스스로에게 묻지 않았다. 학생이니까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학생이기 이전에 그들은 사람이었다.


  나는 저자의 의견을 모두 따라가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이 의도하는 바는, 무관심하거나 남의 생각에 휩쓸리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개념있는' 정치적 주체가 되어 바라보고 행동하라는 얘기일 것이다. 우리가 작은 문제, 혹은 문제가 될 게 아니라고 치부하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생존이 걸린.


  나아가 정치적 주체는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대의민주주의, 즉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는 것에만 의존 혹은 의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정치인들이 우리가 생각한 바와는 딴판으로 일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정치인들은 우리들이 요구하지 않으면, 의제를 계속 던져주지 않으면 우리들의 요구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반 시민보다는 직접적으로 커넥션이 있는 '자본'의 논리대로 혹은 그들의 눈치대로 행동을 하기 일쑤다. 4년 혹은 5년뒤에 다시 뽑아놓아도 역시 거기서 거긴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이 생길 것이다. 우리들은 우리가 정치적인 주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우리가 계속 그들을 압박하지 않으면 정치인들은 행동하지 않는다. 즉,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는 같이 가야한다.


  시민들이 다시 광장에 나오고 있다. 자본과 친한 언론과 일부 정당들은 광장에 나오는 사람들을 데모꾼 혹은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규탄한다. 그들은 배후가 누구냐고 끊임 없이 묻는다. 배후는 바로 자신, 혹은 주변의 시민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다. "누가 시민들을 거리로 내모는가?" "그들이 거리로 나갈 수 밖에, 광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 그전에 우리들은 누구인가?" 이것은 시민 혹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다. 우리는 정치적 주체이며, 대의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면 당연히 이에 대해 말하고 행동할 권리가 있다.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글을 끝으로, 리뷰를 마친다.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 속에 정의롭지 못한 것이 있을 때 그것을 고발하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가 그에 대해 지니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에 값하는 존재이기를 요구하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전쟁을 경멸하면서 투쟁한다는 것은, 행복에 대한 열망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모든 것을 다 잃을 각오를 한다는 것은, 보다 더 나은 문명에 대한 생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파괴를 향하여 내달린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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