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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서울대에 갈 일이 있어 잠시 들렸는데, 뭔가 이 이질적인 건물은 뭔가. 주변에 이것만큼도 큰 건물 찾기도 어렵고, 어울리는 건물조차 찾기가 어렵다. '돈'냄새 나는 건물 그 자체다. 저 파란색 입간판하고도 미스 매치.
성적과 별개로 이번 학기 '국정관리론(거버넌스)' 수업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최근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니, 구조적 공백(네트워크 상에서 서로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행위자나 집단들 사이에 존재하면서 각자와 연결 관계를 갖고 있는 위치)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그걸 맡을 사람이 없거나 사람이 있어도 딱 그 일을 그걸 맡을 이가 없어 방치된 곳이 너무나도 많았다. 혹은 많은 자원들이 너무 낭비되고 있었다. 많은 토론과 고민과 발품이 필요하겠지만, 하나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일반 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정말 곳곳에 포진되어 있었다. Needs는 넘쳐난다.
국정원게이트 관련 시국선언으로 아직도 떠들썩하다.후배와 이야기하던 도중, 간단하게 생각을 적고 간다. 1. 이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와 행위는 정말 쪼잔한 행위였다.사실, 선거에서 유리한 국면 차지하고자 하는 마음은 백번 양보해서 이해한다고 해도, 방식이 너무나도 잘못됐다. 그러한 방식으로 '계몽'이 가능하다고 본 생각 자체도 참. 2. 원세훈 전 원장은 국정원과 그 직원들에게도 사과를 해야 한다.고된 시험 치르고 들어온 국정원 직원들한테 진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했는데, 원세훈은 국민뿐 아니라 이 직원들에게도 사과를 해야 한다. 하려면 혼자하지, 왜 공무원들을 그렇게 만들어... 3. 대학가에서 시국선언 관련 말이 많은데, 흐름 따라서 어영부영 하느니 보단 안하는 게 낫다. 괜히 했다가 언론 물살..
광주의 하늘 5.18 기념식 리허설 현장, 다음 날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분주하다. 5.18 광주항쟁추모탑 광주의 하늘2 '임을 위한 행진곡'의 모티브가 된 윤상원 열사.이곳에 한 분이 찾아와 꽃을 정돈하고 오랫동안 흐느끼고 있었다. 구묘역 신장호 열사의 묘지"내나라 내땅에서 죄지은 것도 없이 검문까지 당하면서 피해다니는 현실이 안타깝다" 노을 금남로 전야제 금남로 전야제
쌍용차 관련 문화행사가 열렸던 대한문. 오늘 토요일 오후 9시임에도 불구 이곳에 나와있던 중구청 직원 40여명을 보면서, 원치 않아도 명령을 받아 다른 이들을 핍박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는 직업을 가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여름엔 더운 데서 일하고, 겨울엔 추운 데서 일한다" - 박명수 예전에 무도에서 박명수가 한 고등학생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이 몇 달전 학교앞 모 카페 포스트잇 베스트에 올라와 있었다. 아마도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자 누군가 적은 메모일 거라고. 공부 의욕을 상승시킨다는 의도는 그렇다 쳐도 직업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명수는 몇몇 직업을 두고 한 얘기겠지만, 더울 때 더운 데서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하는 직업 중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하는 것들이 많다는 건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예상되는 몇몇 직업도 일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잘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일인 경우가 많다. 시설이든 경비든 청소든. 무엇이든 갖춰지지 않으면 본인이 나서서라도 ..
오늘 한 카페에 들어갔더니, 8월의 베스트로 올라온 문구가 눈에 띄었다.(8월인지 9월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하고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한다." - 박명수 아마 이 글을 쓴 사람은 공부해서 추울 때 따뜻한 곳에서 일하고, 더울 때 시원한 곳에서 일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 다른 사람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된다면,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하는 사람과 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할 사람'을 어떻게 대할까. 공부안한 사람 취급을 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것은 좋지만, 그 이전에 사람과 직업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부터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고, 이런 문구가 베스트로 올라왔다는 것도 씁쓸하기만 했다. 커피 향이 ..